초등학생 학부모들이 모이면 반드시 꼭 한 번은 나오는 대화 중 하나는, “학원 어디 보내?” 일 것이다. 사교육은 이제 더 이상 ‘선택사항’이 아니라 적어도 한 가지 이상은 해야만 하는 ‘의무사항’으로 여겨진다. 

 아이들과 학부모들의 삶의 범주에서 사교육이 의식주처럼 거의 의무적인 것이 되어버린 현실 속에서 과연 우리는 좋은 집, 멋진 자동차 그리고 건강한 먹거리를 선택할 때처럼 신중하게 고민할까? 휴대폰 하나를 구입할 때에도 이것저것 따져보면서 본인에게 꼭 맞는 것을 구입하려고 노력하는 반면 학원 선택에 있어서는 ‘옆집 엄마의 권유’ 이른바 ‘친구 따라 강남 가기 식’의 선택이나, 신입생 상담 시 학원장의 ‘말빨’에 의한 선택이 대부분이다. 

 필자가 학원에서 신입생 상담을 하면서 이렇게 주변 학부모들의 또는 학원장의 강력한 권유와 설득을 받았기 때문에 별다른 의심 없이 바로 등록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누군가의 권유나 설득으로 인한 학원 선택이 반드시 잘못된 것이 아니라 진짜 문제는 학부모 스스로의 학원 선택 기준이 추상적이거나 불분명하며 모호한 것이다. 

 독자는 옆집 엄마의 권유를 받았는가? 아니면 스스로 발품을 팔아 학원들을 방문하며 상담을 할 예정인가? 어떠한 경우든 소중한 우리 아이를 위한 후회 없는 학원 선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신입생 상담에서 학원장의 유창한 학습과정 설명과 학원 자랑 이면에 있는 우리가 학원선택에 있어서 아주 쉽게 지나치지만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바로 그 한 가지를 나누고자 한다.

 

초등학원 선택, 무엇보다 ‘선생님’이 가장 중요하다.

 신입생 상담은 주로 원장이나 부원장 선에서 이루어진다. 학부모는 상담을 통해 주로 학습과정, 레벨, 학생관리, 원비, 그리고 시간표 등의 설명을 듣는다. 그리고 등원 날짜가 되면 그때서야 아이는 담당 선생님을 만나게 된다. 신입생 상담의 경우 선생님에 대한 구체적인 소개나 설명이 부족한 경우가 많은데 이는 신입생 상담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놓치는 것이다. 이 지구상에서 가장 좋은 커리큘럼과 가장 치밀하고 꼼꼼한 관리 프로그램을 갖고 있는 학원일지라도 그것을 운영하고 실천하는 선생님이 그것들을 온전히 담아내지 못한다면 신입생 상담에서 최고의 학원임을 자랑했던 학원장은 거짓말을 하는 셈이다. 

 그러므로 학원장에게 또는 선생님에 대한 구체적인 질문을 하는 것이 중요하며 10~20분이라도 담당 선생님을 만나 우리 아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해준 뒤 선생님의 성향이나 교육적 철학이 아이의 학습에 긍정적일 수 있는지를 판단해 보는 것이 필수적이다. 수업이 시작되고 선생님은 신입생의 모든 것을 파악하기 시작한다. 이 과정은 꽤 많은 에너지와 시간을 필요로 하며 선생님은 신입학생들에게 기대하는 기준이 있다. 자칫 우리 아이가 이 기준에서 벗어나 있다면 선생님이 아이를 온전히 이해하는 데에는 더 많은 에너지와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하지만 선생님을 미리 만나는 과정을 거친다면 학부모로부터 직접 받은 아이에 대한 귀중한 정보를 대충 흘려듣는 선생님은 거의 없을 것이며 아이가 선생님의 기준에서 조금 벗어나 있을지라도 아이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려고 노력할 것이다.

 이처럼 학원 선택에 있어 선생님을 미리 만나보는 것은 학부모에게도 중요한 일이지만 선생님에게도 도움이 되는 일이다. 신입생 상담 시 학원장에게 선생님을 만나고 싶다고 얘기했을 때 학원장은 자신 있게 선생님을 소개해 줄 수 있어야 한다. 학원 일정으로 인해 신입생 상담에서 바로 만날 수 없다면 번거롭겠지만 잠깐이라도 학원을 다시 방문하여 담당 선생님을 만나보도록 한다.

선생님의 Teaching? No! 이제는 Coaching의 시대

 한 학원의 성공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분명 실력 있는 선생님들을 그 학원이 얼마나 오랫동안 보유하고 있는가이다. 전통적으로 학원가에서는 뛰어난 Teaching skills (강의력)를 가지고 있는 선생님이 학부모와 학생들로부터 신뢰를 받아 왔다. 하지만 예전보다 선생님들이 강의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정보나 교육에 대한 접근성이 쉬워졌기 때문에 선생님들의 개개인의 강의력 편차가 예전처럼 그리 크지 않으며 그 수준이 꽤 상향 평준화 되었다. 동시에 과거보다 우리 아이들의 학습을 방해하거나 정서적인 불안을 야기하는 요소들이 많아진 요즘에 뛰어난 강의력만으로 우리 아이를 공부하는 아이로 변화시키기란 어려워 보인다. 이러한 많은 부정적인 요소들에 둘러싸인 상황에서 우리 아이들이 무엇인가를 자기주도적으로 해낼 수 있는 능력을 함양하도록 탁월한 Coaching(지도훈련) 능력을 지니고 있는 선생님을 보유한 학원이야말로 우리 아이를 스스로 공부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학원이다. 

 학습 Coaching 능력을 가진 선생님은 아이와 충분히 공감하며 아이의 학습적 장, 단점을 충분히 이해한 상태에서 아이의 학습에 함께 기꺼이 동참한다. 또한 단순히 과목에 대한 정보 전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학습에 늘 적극적으로 관여한다. 위에서 아이의 첫 등원 전에 담당 선생님을 잠깐이라도 만나볼 것을 권유했다. Coaching 능력을 가진 선생님이라면 본인이 현재 가르치고 있는 아이들에 대한 학습적인 동기부여나 학습관리에 대해 자신 있게 자신의 방식을 설명하고 공유할 것이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그 학원은 등록하지 않는 것이 지혜로운 선택이다.

 ‘What is essential is invisible to the eye.’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어린왕자에서 여우가 한 말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우리 아이가 학원을 정말 좋아하게 된다면 그것은 학원교재, 학사일정, 원비, 그리고 시설 등처럼 우리가 뚜렷하게 볼 수 있는 것 때문이 아니라 선생님을 통해 받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아이들이 마음으로 깊이 느꼈을 관심과 사랑 그리고 진정한 열정을 담은 학습 훈련 때문일 것이다. 우리 아이가 함께 적어도 몇 개월에서 몇 년을 함께 할 그 선생님을 학부모가 직접 만나 아이에 대해 함께 얘기해보고 고민해보는 것, 그것이 바로 실패 없는 학원 선택의 가장 중요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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