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 사람이라면 누구나 철산 상업 지구에서 친구들과 어울리고 가족과 식사했던 추억을 갖고 있다. 철산 상업 지구는 광명의 젊은 청년들과 청소년들에게 ‘상지’라고 불릴 만큼 익숙한 장소다. 나 역시 학창시절 친구들과 곧 잘 어울리던 거리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철산 상업 지구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가게들과 간판들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이 가게들은 ‘미시촌, 북창동, 텐프로, 섹시촌, 여대생 노래빠, 여우야 클럽’ 등으로 여성을 성 상품화 하고 있으며, 성행위 묘사 문구를 서슴없이 쓰고 있다. 우리의 자녀들과 청소년들이 이런 간판을 무시하고 지나갈 수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어느 날 우리들의 자녀가 “엄마! 제가 오늘 철산 상업 지구에서 봤는데, 북창동하고 미시촌이 뭐에요?”라고 묻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다.

지난달 광명시는 불법-유해 간판 합동단속을 통해 철산 상업지구가 청소년과 함께 걷고 싶은 거리로 다시 태어났다고 일제히 보도 자료를 배포했다. 하지만 시의 자축과는 다르게 상업 지구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아직도 화려한 간판이 철산 상업지구의 이른 저녁을 밝히고 있고, 그 속에서 고등학생들과 중학생들이 서로 어울려 놀고 있다.

무언가 꺼림칙하면 그건 올바른 일이 아니다. 청소년들이 이런 간판을 보고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없다. 자녀들에게 이 낯 뜨거운 간판들을 당당하게 보여줄 수 있는 부모는 없다. 그러나 교육의 도시 광명은 이 낯 뜨거운 간판으로 우리의 자녀들을 교육하고 있다.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라는 말이 있다. 맹자의 어머니가 자식을 위해 세 번 이사했다는 뜻으로, 인간의 성장에 있어서 그 환경이 중요함을 가리키는 말이다. 교육의 도시를 표방하는 광명시에는 자녀 교육을 목적으로 거주하는 젊은 부부가 많다. 학부모들에게 온갖 유흥업소가 즐비한 지금의 철산 상업 지구는 눈엣가시같은 곳이다.

우리 아이들이 성장하는 환경은 매우 중요하다. 과연 유흥업소가 즐비한 철산 상업 지구에서 어떤 꿈나무가 자랄까? 맹자 어머니에게 광명시는 하루빨리 떠나야할 도시일 것이다.

 

박영훈 대학생기자(광명엄마학교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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