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구성 '이재명 지지 전국조직 광명본부' 명단에 미동의 인사들 등재
▶지지 회원 1300명 중에도 본인 의사 구하지 않고 이름 올린 사람들 적잖아
▶시민사회단체 내 "시민단체 버리고 현실 정치에 뛰어든 이유 납득 불가" 지적

지난 5월 25일 광명시청 본관 앞에서 '이재명 지지 전국조직 광명본부 출범식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오른쪽 두번째 줄 빨간색 동그라미 안이 이승봉 전 경실련 대표 겸 전 광명시민단체협의회 공동대표./광명포스트 DB
지난 5월 25일 광명시청 본관 앞에서 '이재명 지지 전국조직 광명본부 출범식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오른쪽 두번째 줄 빨간색 동그라미 안이 이승봉 전 경실련 대표 겸 전 광명시민단체협의회 공동대표./광명포스트 DB

광명에서 30년 가까이 시민사회단체를 이끌어온 이승봉 前) 경실련 대표가 시민단체도 내팽개치고 지난 5월 유력 대권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 지지에 발벗고 나서면서 '변절'에 대한 비난 여론이 시민사회단체 내부에서도 일고 있는 가운데 이승봉 前) 대표가 '이재명 지지 전국조직 광명본부' 인적 구성을 위해 명의를 도용한 사실이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이승봉 前) 대표는 오랜 기간 시민사회단체 활동을 통해 알게된 인사들을 이번 정치 조직 구성을 위한 숫자 불리기에 사용하면서 그동안 지역에서 전개해온 시민사회단체 활동이 결국에는 개인적인 정치적 욕망을 위한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지적을 자초하고 있다.

이승봉 前) 대표는 지난 5월 25일 더불어민주당 대권 후보인 이재명 도지사의 당선을 돕는다는 취지로 박준철 前) 민주평화통일 자문회의 광명시협의회장 등과 함께 '이재명 지지 전국조직'을 구성했다.

'이재명 지지 전국조직'이라는 이름으로 구성된 이번 조직은 전국에서 처음 만들어졌고, 이승봉 前) 대표와 박준철 前) 회장 등 3명이 공동대표를 맡았다.

또한 '이재명 지지 전국조직 광명본부'에는 고문 9명, 본부장 17명, 지도위원 43명 등으로 구성된 임원과 함께 총 1299명의 회원들을 확보했다면서 당시 출범식 행사에서 밝혔다.

하지만 확인 결과 임원들 중에서 일부 인사들은 본인들의 의사와는 전혀 상관 없이 '이름'과 '직책'이 명단에 오른 것으로 확인되면서 명의 도용 논란이 일고 있다.

더 큰 문제는 특정 인사의 경우 공직자의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사전에 아무런 동의 절차도 없이 이름과 직책을 올려 명의 도용은 물론, 당사자로부터 항의(?)까지 받아 결국 명단에서 이름을 지우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70명 남짓한 임원들 외에도 1300명에 달하는 '이재명 지지 전국조직 광명본부' 회원들의 경우 자발적인 참여 방식이 아니라 단순히 특정인이 또 다른 특정인을 추천하는 방식의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졌고, 적잖은 인사들은 본인 스스로가 '이재명 지지 전국조직 광명본부' 회원이라는 사실도 모르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이로인해 일부 인사들로부터 항의가 들어오자 최근 조직 정비작업을 거친 것으로 확인됐지만, 이승봉 前) 대표가 개인적인 정치 목적을 위해 시민사회단체 활동으로 알게 된 사람들을 이용한 것은 물론 시민단체를 더불어민주당의 하부조직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는 비난은 피하지 못할 전망이다.

시민사회단체의 한 관계자는 "오랜 기간 시민사회 활동을 한 사람이 갑자기 현실 정치에 뛰어드는 이유를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면서 "결국 그동안 본인이 했던 활동은 결과적으로 정치적인 목적이 있었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씁쓸해 했다.

이에 대해 이승봉 前) 대표는 "내년 대선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정권이 (국민의 힘으로) 넘어가면 (대한민국에는) 미래가 없다는 위기의식에서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는 모임을 조직하게 됐다"면서 "시민사회단체 활동을 하면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 본인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서도 경실련 대표직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조직 구성을 급하게 하다보니 17명의 본부장들이 추천한 43명이 지도위원들의 참여 의사는 본부장들에게 맡겼고 본인은 확인 작업을 하지 않아서 발생한 문제다. 지금은 조직 개편작업을 하면서 임원들의 경우 확인작업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재명 지지 전국조직 광명본부'는 9월 초 '광명 민주평화광장'으로 이름을 바꿔 온라인상으로 출범식을 연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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