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 뉴타운 16구역이 추진에 탄력을 받으면서 본격적인 철거작업에 들어갔다. 그런데 철거작업 중 발생하는 분진과 파손된 유리창 등 건축 폐자재에 어린이들이 노출돼 위험성이 지적됐다.

광명 뉴타운 16구역은 광명 7동에 위치해 있다. 지난 해 사업시행인가를 거쳐 현재 착공 전 기존 건물들에 대한 철거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하지만 안전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주민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입고 있다.

철거 분진으로 하얗게 변한 차량들.. 주민들 건강문제도 제기

국토해양부에서는 건축물의 철거시 안전성을 확보하고자 해체공사 안전관리 요령을 수립했다. 해당 내용에는 해체공사 중의 소음, 진동, 분진을 최소화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16구역 철거 현장에서는 별다른 조치 없이 철거작업이 실시됐고 주민들이 항의하자 항공마대만이 부실하게 걸려졌다.

이로 인해 지역주민들은 철거 당시 발생한 분진등에 대한 피해를 호소했다. 피해를 입은 한 주민은 "철거로 인한 분진으로 검은 차가 하얗게 됐다"고 말하고 "차야 청소하면 그만이지만 석면가루 흡입으로 인한 인근 주민들의 건강문제가 심각하게 우려된다"고 말하며 안전 문제를 제기했다. 석면은 세계보건기구 WHO에서 선정한 1급 발암물질로 해당 분진은 광명사거리 일대까지 번진 것으로 전해졌다.

철산4동 재건축 일대에 설치된 차단벽

지역주민들은 "철산4동 재건축의 경우는 판넬로 벽을 세워서 깔끔하게 처리를 해놨는데 왜 여기 16구역만 마대자루로 걸어놓느냐"며 "같은 세금을 내는 시민인데 왜 이렇게 차별을 받아야 하느냐"고 물었다.

지난 5일 시의장실에서 열린 학부모 및 주민 대책 간담회에서 관련 담당자는 "분석 결과 석면은 가스관에 소량 묻어 있는 것을 확인했으나 철거 시 분진에서는 찾아 볼 수 없었다"고 말하고 "분진 문제가 길어지지 않도록 공사를 빠른 시일내에 끝내겠다"고 하며 "겨울이라 창문을 닫아두니 분진 문제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답변해 공분을 샀다.

주민들은 "막무가내로 빨리 끝내는 게 문제가 아니라 분진이 더 이상 날리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는 게 우선되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하고 "해당 구역에는 오래된 건물들이 대다수인데 석면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간다"는 반응을 보였다.

분진문제에 대해 주민들의 반응이 격렬하자 관계자는 "분진을 최소화하도록 물을 더 뿌리도록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철산 4동과 같은 판넬을 설치해 달라는 요구에 대해서는 "판넬의 경우 지하 부분 철거까지 마쳐야 설치할 수 있는 데다가 현재 해당 구역에 6가구가 아직 거주하고 있어 설치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답했다.

주민들은 "철거 전에 최소한 철거와 관련한 내용들을 주민들에게 알리기만 했어도 이렇게 까지 주민들이 들고 일어서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철거 지역 내부 어린이집 운영 중.. 아이들 안전문제 심각

해당 철거 지역에는 시립 어린이집까지 운영되고 있었다. 해당 어린이집은 애당초 이전을 완료한 후에 철거를 시작하는 것으로 광명시청, 16조합과 논의되고 있었으나 인근에 적정 부지를 찾지 못 해 이전에 난항을 겪었다.

이에 따라 조합측에서는 교회 등 3곳의 대체지를 어린이집 측에 제시했으나 현재 어린이집의 정원 89명을 수용하기 어렵고 어린이집에 적합한 안전시설 등의 설치가 힘들어 대체지로의 이전 계획은 무산됐다.

결국 아무런 결론도 나지 않은 채 어린이집은 어린이집대로 운영을 계속하고 조합측은 조합측대로 철거에 돌입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로 인해 어린이들이 유리를 비롯한 각종 폐자재에 노출된 채로 등원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광명시 관계자는 "광명7동 주민센터 뒷 편에 현재 어린이집을 건설할 계획을 갖고 있으며 4~5월 경에는 해당 부지로 이전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하고 "최대한 빨리 완공해서 아이들이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시립 어린이집 측에서는 "사실 어린이집의 시설 자체는 방음 등이 잘 설계되어 있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데 문제는 아이들이 등원할 때 오가는 거리"라고 지적했으며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부모들은 "이렇게 폐자재들이 널부러져 있는 환경에 아이들을 보내야 한다는 게 참담하다"고 말했다.

착공될 때까지 최대 5개월간 기간 동안엔 아이들이 폐자재에 노출되는 점에 대해서 시 관계자는 "10일까지 철거를 중단하고 조합과 건설사 측과 함께 지적된 문제에 대해 살펴보고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안전과 편의 어느 쪽이 우선인가

16구역에는 어린이집도 운영되고 있고 구역에 머무르고 있는 거주자도 있어 중간 중간 통로가 개방되어 있는데 해당 통로에는 항공 마대조차 걸려있지 않아 폐건물들이 그대로 노출돼 있다.

폐건물의 노출로 인해 유리조각 등 폐자재에 주민들이 다칠 우려도 있는 데다가 비행청소년과 범죄자들이 머무는 우범지대가 될 지도 모른다는 주민들의 걱정도 크다. 이에 따라 내부 통로에 대해서도 가림막을 설치해 달라는 요구가 전해졌다.

이에 대해 시에서는 "처음에는 통로를 막아 출입 자체를 막고자 했으나 일부 주민들이 이동이 불편하다며 민원을 제기해 통로를 열었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라고 말하고 "가림막 설치를 위해서는 도로를 점용해야 하는데 차량통행이 불편해지는 부분이라 설치를 못 했다"고 밝혔다.

안전 문제를 제기한 주민들은 "주민들의 안전이야말로 무엇보다도 우선되어야 하는 사항 아니냐"고 말하며 "이동 편의보다도 안전 문제가 우선되어야 하는데 우선 순위를 제대로 고려해야 할 것 아니냐"고 말했다.

또 주민들은 "이동에 불편을 겪는 건 제대로 표지판이 없어서 그런 것"이라고 지적하고 "길이 어디로 났는지 알려주는 표지판만 제대로 설치됐었어도 주민들의 혼란이 훨씬 덜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주민들은 "이번 16구역을 시작으로 뉴타운이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뉴타운이 진행되는 동안 인근 주민들은 계속해서 같은 불편을 겪어야 한다"고 말하고 "이제 시작인 만큼 제대로 된 선례를 남겨야 남은 구역들이 진행될 때 똑같은 민원이 발생안할 것 아니냐"며 "제대로 된 조치를 꼭 취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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