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하2동에는 LH역세권휴먼시아아파트가 들어서면서 기존의 공터와 논밭이 개발돼 새로운 시가지가 조성됐다. 또 KTX광명역을 중심으로 주거단지가 새롭게 들어서고 있다. 이렇게 새로 조성된 신시가지의 주거단지에는 최첨단 쓰레기통이 설치돼 있다.

이 쓰레기통에 쓰레기를 넣으면 땅속의 관을 통해 쓰레기 집하시설로 자동으로 전달된다. 집앞에 쓰레기가 악취를 내뿜을 일도 없고,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쓰레기차가 다닐 일도 없다.

신시가지엔 LH에서 설치한 첨단 집하시설 관을 통한 쓰레기 쓰레기 투입구가 설치되고 있지만 구시가지는 여전히 쓰레기봉투를 집 앞에 내놓는다.

쓰레기 배출은 저녁 8시 이후로 집 앞에 두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집 앞에 쓰레기를 두고 싶어하는 가정은 없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단속이 미비한 틈을 타 일부는 남의 집 앞에 쓰레기를 슬쩍 버려 둔다. 하나 둘 씩 쓰레기가 쌓여가고 정해진 대로 자기 집앞에 쓰레기를 버린 사람은 어느 새 자기 집앞이 쓰레기장이 된 상황을 목격하게 된다. 결국 모두가 남의 집 앞에 버리기 시작한다.

그렇지 않으면 전봇대 아래에 쓰레기를 버린다. 한 두명 씩 버리기 시작하면서 전봇대 아래가 쓰레기장으로 변한다. 전봇대 아래 쓰레기장에는 길고양이들이 오가며 봉투를 터트려놔 위생 문제도 우려된다. 이에 시에서는 CCTV를 설치해 쓰레기 투기를 감시하고 현수막을 걸어두며 쓰레기를 집 앞에 버리라고 계도하고 있다.

주민들은 구시가지에도 첨단 쓰레기통을 설치해달라고 요구한다. 소하2동에서 20년 넘게 살았다는 한 주민은 "다 똑같이 세금내고 사는데 누구는 깨끗한 거리에서 살고 누구는 쓰레기 더미에서 사는 게 말이 되느냐"며 "기존 소하2동 주민들도 깨끗한 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새로운 쓰레기통을 설치해 주는게 형평성이 맞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광명시 측은 비용 부담 때문에 추가 설치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해당 시설은 스웨덴에서 도입된 것으로 지난 2007년 부터 LH로부터 기부체납 받아 집중적으로 설치됐지만 우리 실정과 맞지 않고 경제성 문제로 더 이상 추가도입은 어렵다"고 말하고 "환경부에서는 현재 자기 집 앞에 버리기를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거점수거방식도 검토하고 있다"며 개선안이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거점수거방식은 특정 장소를 지정해 버리도록 하는 방식으로 거점이 지정되면 인근 거주자들이 한 곳에 모아 버리는 방식이다.

하지만 시민들은 이에 반발했다. "누가 쓰레기 더미를 집 앞에 두려고 하겠느냐. 여름이 되면 바로 악취와 위생문제가 터질게 뻔하다"며 "돈이 좀 들어도 시민들의 건강과 위생을 생각하면 쓰레기통 설치를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 쓰레기 문제로 이웃간에 얼굴 붉히게 하는 행정이 과연 옳은 것이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이길숙 더불어민주당 광명시의회 의원은 "예산은 시민들을 위해 쓰이라고 있는 것"이라고 말하고 "첨단 쓰레기통 도입에 예산이 많이 필요하다면 구역을 정해두고 한 곳씩 점진적으로 시행하면 될 일"이라며 "기존 주택단지도 위생적인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첨단 쓰레기통 설치에 대해 시에서 긍정적인 검토를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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