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수능의 뜨거운 감자 ‘영어 절대평가’

우준호 K2에듀원장

이달 초 실시한 2018학년도 수능 6월 모의평가 영어영역은 다소 어려웠던 작년 수능영어영역보다 약간 쉬운 정도의 대체로 무난한 난이도로 출제되었다. 기존의 상대평가 체제에서는 난이도가 쉬우면 쉬운 대로 어려우면 어려운 대로 항상 변별력에 대한 문제 제기가 끊이질 않았다.

 하지만 이번 모의평가 후에는 기존의 상대평가에서 상위 4% 이내의 이른바 ‘성골’로 정의되던 1등급에 속한 학생들이 전체 응시자의 10%를 웃돌고 그 수는 서울시 전체 대학 모집인원보다 많은 약 4만 명으로 추산됨에도 불구하고 커다란 논란은 없어 보인다.

 결과를 놓고 보면 많은 논란을 만들어 낼 수 있겠지만 생각보다 잠잠한 이와 같은 현상의 주요한 이유는 수험생들의 영어등급의 전체적인 등급상승과 그로 인한 대학 진학에 있어서 영어에 대한 부담이 상당히 감소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부담이 줄어든 상황이 2018학년도 대입 수시지원에서 직접적으로 드러날 전망이다. 이번 대입에서는 수시지원에서 대부분의 대학들이 작년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수험생들은 영어영역에서 작년보다 본인들이 원하는 등급의 확보가 훨씬 수월해진 상황에 직면해 있고 이는 전체적인 수능최저학력기준을 보다 쉽게 맞출 수 있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러한 부담 감소가 수시전형에서의 전체적인 경쟁률 상승이라는 또 다른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정시전형의 경우 영어영역은 일종의 ‘자격고사’의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대학들은 영어절대평가 등급에 대한 각자의 점수 산출방식을 갖고 있으며 크게 각 등급에 대한 점수를 주거나 등급에 따라 가산점 또는 감점을 주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어떤 방식을 택하든지 실질적으로 영어점수가 수능총점에 관여하는 정도는 기존의 상대평가보다 많이 약화되었다.

 표준 점수나 백분위를 적용하는 기존 수능의 방식에서는 1점 차이에도 분명한 차이가 나타났다면 새로운 절대평가 방식에서는 같은 등급에 속한 학생들이 모두 동일한 자격점수를 부여받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기존의 수능에서 영어의 일반적인 반영률이 인문계 30~40%, 자연계 20~30% 정도였다면 다가오는 수능에서는 영어의 반영률이 각 계열에서 약 10% 정도씩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어 정시전형에서의 영어 부담도 대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능까지의 남은 5개월, 적절한 영어공부 방법은?

 1~2등급의 상위권 학생들은 기존의 공부 방법을 크게 바꾸지 않고서 고난도 문제, 특히 장문독해파트의 빈칸유형을 포함한 고난도 빈칸유형 5문항과 글의 순서, 문장삽입 문제에 초점을 맞춰 공부하도록 한다.

 80점 초반, 90점 초반은 자칫 이번 수능영어의 난이도가 어렵다면 등급하락의 불상사를 초래할 수 있으니 각 등급의 후반대의 점수를 꾸준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3~4등급의 학생들은 기말고사 후 9월 모의평가 전까지 기본적인 수능문법과 어휘를 정리하면서 지문독해를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빠른 점수 상승을 위해 기본기를 쌓는 것 없이 문제만 많이 푼다고 등급이 상승하는 것은 아니니 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반드시 우선적으로 문법과 단어는 정리하도록 한다.

 모든 등급의 학생들이 명심해야 하는 것은 EBS를 맹신해서는 안 된다. 수능과 70% 정도의 연계율을 자랑하고 있지만 예전보다 직접 연계보다는 간접 연계되어 출제되고 있는 추세이니 EBS와 더불어 평가원 기출문제풀이를 통해 수능영어 지문의 구조와 정답에 대한 근거를 찾는 연습을 꾸준히 하도록 한다.

2018 수능 이후, 영어절대평가는 어떻게 될 것인가?

 일단 계속 유지될 것이라는 것이 대다수의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예전 한 해만 실시하고 말았던 2014년 수능영어영역 A, B형의 경우와는 분위기가 다르다. 영어영역을 A,B형으로 나눠 수험생의 실력에 맞게 A형은 쉽게 B형은 어렵게 출제를 했으나 시작부터 회의적이었고 수능이 끝난 후에는 거의 모든 수험생들의 입시전략에 있어 혼란을 가중시켰다.

 그러나 이번 영어절대평가는 영어영역에 대한 전체적인 부담을 줄이고 이는 학습 전반에 대한 그리고 대입에 대한 부담을 줄이는 효과를 기대할 것으로 보아 수험생, 학부모, 그리고 교육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 체제가 계속되리라는 것이 낙관적이다.

 무엇보다 이번 영어절대평가 시행이 새 정부의 공약 중 하나인 수능 전체 영역의 절대평가의 현실화에 시발점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이번 영어절대평가 시행의 성패는 앞으로 대한민국의 교육정책 수립과 수행에 영향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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