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5회째 맞이했지만 시민 관심 갈수록 저조, 지난달 29일 고작 313명 참석
▶市 제안 정책 우선 순위만 고르고 정작 시민 제안 정책 충분한 숙의 과정 '실종'
▶기존 전문가 집단 각종 위원회 위원들 활용 전무, '시민들에게 보여주기식' 지적
▶진정한 광명 미래 100년 설계 및 광명시민 관심, 전국서 집중받기 위해 변화 절실

지난달 29일 오후 광명시민체육관에서 '제5회 광명시 500인 원탁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다./유성열 기자
지난달 29일 오후 광명시민체육관에서 '제5회 광명시 500인 원탁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다./유성열 기자

박승원 광명시장이 집단지성을 구현하겠다고 야심차게 진행 중인 '500인 원탁토론회'가 올해로 5회째를 맞이 했지만 '상향식 의견 수렴'이라는 긍정적인 반응과 함께 촉박한 시간으로 충분한 숙의과정이 동반되지 않고 기존의 다양한 인프라를 활용하지 않는 점 등으로  '보여주기'에 급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지난달 29일 진행된 '제5회 광명시민 500인 원탁토론회'는 참석 시민들의 현장에서 제안한 정책들에 관한 토론과 투표도 진행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당초 취지와 달리 참석자 수도 겨우 300명을 넘긴 수준에 머무르면서 당초 취지인 집단지성의 구현과는 거리가 먼 행사여서 논의 방식과 과정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광명시는 지난 10월 29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광명시민체육관에서 313명의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500인 원탁토론회'를 진행했다.

이번 토론회를 위해 광명시는 7,500만원의 예산을 집행했으며, 개그맨 노정렬씨가 사회자로 나섰고 인기 가수 박군이 초대가수로 나와 20여분간 토론회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지난달 29일 오후 광명시민체육관에서 '제5회 광명시 500인 원탁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다./유성열 기자
지난달 29일 오후 광명시민체육관에서 '제5회 광명시 500인 원탁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다./유성열 기자

그러나 이날 광명시가 제안한 총 10개 분야의 세부 104개 정책에 대한 우선 추진 정책을 선별하는 투표는 진행된 반면, 시민들이 현장에서 제안한 정책에 관한 투표와 토론은 시간 관계상 생략됐다.

광명시가 제안한 10개 분야는 ▲경제 일자리 도시(소주제 10개 정책) ▲균형 발전 도시(12개) ▲청년행복 도시(7개) ▲자치분권 도시(11개) ▲교통복지 도시(12개) ▲탄소 중립과 환경도시(7개) ▲교육과 평생학습도시(12개) ▲통합돌봄 복지도시(14개) ▲문화·예술·체육도시(12개) ▲정원문화 도시(7개) 등이다.

광명시는 시민 제안 정책에 대해서는 추후 시청 홈페이지 상에서 투표를 진행한다는 방침이지만 축하공연 및 내빈 축사, 박승원 시장 인사 등을 제외하고 고작 2시간 남짓한 시간만 토론에 할애하면서 '알맹이가 빠진 토론회'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 앞서 박승원 시장 초임 첫해인 2018년부터 진행된 총 4차례의 원탁토론회의 장단점을 다면적으로 평가 후 미흡한 점을 보강한 흔적을 쉽사리 찾을 수가 없어, 겉으로 보이는 것에 지나치게 집중한 듯한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29일 오후 광명시민체육관에서 '제5회 광명시 500인 원탁토론회'가 진행된 가운데 시민들이 선택한 정책들이 발표되고 있다./유성열 기자
지난달 29일 오후 광명시민체육관에서 '제5회 광명시 500인 원탁토론회'가 진행된 가운데 시민들이 선택한 정책들이 발표되고 있다./유성열 기자

또한 광명시가 운영 중인 다양한 전문가 집단으로 구성된 각종 위원회의 위원들의 전문성과 경험을 활용하지 않고 단순히 '일반 시민'에만 초점을 맞춘 채 5회째 운영하면서, 원탁토론회가 진정 '광명의 미래 100년을 설계'하자는 건지 아니면 단순히 '시민들에게 잘 보이려는 건지'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이와 함께 '촉박한 일정'에 대한 지적은 지금까지 줄기차게 제기되고 있음에도 불구, 변화는 더욱더 시급한 개선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각에서는 '당일치기 2시간 남짓한 토론회' 보다는 1개 분야에 대해 다수의 전문가와 시민들, 시민 공무원들이 함께 자리한 상황에서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토론회를 긴 호흡으로 실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달 29일 오후 광명시민체육관에서 '제5회 광명시 500인 원탁토론회'가 진행된 가운데 박승원 시장이 총평을 하고 있다./유성열 기자
지난달 29일 오후 광명시민체육관에서 '제5회 광명시 500인 원탁토론회'가 진행된 가운데 박승원 시장이 총평을 하고 있다./유성열 기자

원탁토론회 참가 경력이 있는 한 시민은 "상향식 토론회라는 취지는 정말 좋다. 시민들의 의견이 정책에 반영된다는 점을 그 누가 반대하겠느냐"며 "그런데 정작 토론회는 당초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10명의 사람들이 원탁에 앉아서 토론을 하는데 한 사람이 5분만 이야기해도 1시간 정도이다. 그런데 짧은 시간이 토론이 제대로 진행되겠는가. 개선해야 할 점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은 "원탁토론회에 가고 싶어도 단 하루 정해진 시간에 갈 수 없다면 내년을 기약해야 하는데, 참여 폭이 너무 한정되어 있다"며 "1개 소주제를 갖고 토론해도 1시간이 부족하다고 본다. 내년에는 획기적인 변화를 통해 너도나도 참여하고 싶은, 전국에서 조명받는 '500인 원탁토론회'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청 관계자는 "이번 토론회는 지난 4회와 달리 변화를 꾀했다. 하지만 시민들이 보시기에 부족한 점이 보일 것"이라며 "그러나 시민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상향식 정책 결정이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봐주길 바란다. 내년에는 지적사항이 적게 나올 수 있도록 내실을 다지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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