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3월 시작된 '차량번호 사전예고제' 업자들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
▶'5555', '7777' 등 소위 골드번호 잡기 위해 몰려든 업자들로 2시간 업무 마비
▶당초 좋은 취지 무색 애꿎은 공무원들만 괴롭히는 제도로 변질돼 허탈

광명시가 지난 2020년 3월부터 경기도 최초로 '자동차등록번호 사전예고제'를 실시하고 있지만 일부 대행업자들의 돈벌이 수단으로 악용되면서 애꿎은 공무원들만 애를 먹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5555' 또는 '7777' 등 이른바 '골드번호'로 불리는 차량번호가 예고된 날이면 광명시는 물론 전국 각지에서 대행업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당일 2시간 가량은 업무가 마비될 정도여서 공무원들 외에도 일반인들도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29일 광명시차량등록사업소에는 차량 번호 5550번대가 풀린다는 소식에 차량 번호판 대행업자들이 대거 접수하는 등 오전에 민원이 폭주했다.

그런데 문제는 자신들이 원하는 골드번호를 받을 경우에는 이미 등록한 접수사항을 모두 취소하면서 담당 공무원들이 이를 처리하기 위해 타 민원인들을 위한 업무처리가 늦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다.

또한 골드번호를 차지하기 위해 일부 민원들은 차량등록사업소 공무원들을 향해 위협적인 행동과 함께 심지어 폭언에 고성까지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자동자등록번호 사전예고제'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시청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통상 일반인들은 차량을 1대 소유하고 있어 번호판 역시 1개만 신청할 수 있지만 대행업자들은 중고자동차 매매업자들과 연결돼 있어 여러개의 번호판을 신청할 수 있기에 '자동차등록번호 사전예고제'가 당초 취지와 달리 악용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이와 함께 골드번호는 폐차 직전의 차량에 부착 후 적게는 500만 원, 많게는 1,000만 원 넘게 판매되면서 전국의 지방자치단체 중 '자동차등록번호 사전예고제'를 실시하는 지자체만 찾아다니면서 이같은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시민 A씨는 "자동차등록번호 사전예고제를 돈벌이 수단으로 악용하는 사람들 때문에 애꿎은 공무원들만 힘들게 만들고 있다"며 "좋은 취지의 제도가 이렇게 변질된 것이 안타깝다. 과연 누구를 위한 제도인지 모르겠다"고 허탈해했다.

광명시차량등록사업소 관계자는 "일반인들은 생일이나 기념일 등 자신만의 의미있는 차량번호를 받기를 원하기 때문에 이 제도를 무작정 폐지하는 것이 답은 아니다"면서 "하지만 업무 마비 현상도 해결하고 악용 사례를 막기 위해 개선을 할 필요는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9월 29일 풀린 차량번호 '5555'번은 대행업자가 당첨된 것으로 전해졌다.

저작권자 © 광명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