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개최 공론장서 시민들 이야기 쏟아졌지만 결국 市 제시 3지선다형
▲작년 시의회서 예산안 부결, 올해도 통과 미지수 속 시민 앞세워 홍보하기 급급
▲만 25세 이상 평생 1회 고작 20만원, "이게 평생학습장학금?" 의구심만 커져

지난 26일 오후 광명시 소하중학교에서 '광명시민 평생학습장학금 지급 방안 공론장'이 열리고 있다./유성열 기자
지난 26일 오후 광명시 소하중학교에서 '광명시민 평생학습장학금 지급 방안 공론장'이 열리고 있다./유성열 기자

"매월 지급도 아니고, 매년 지급도 아닌데 광명시에서 정한 1안, 2안, 3안 중에서 선택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과연 평생학습에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다"(50대 여성)

"(광명시에서) 평생교육에 대한 정의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 같다. 평생 직업 개념이 사라지면서 직업교육에 대한 필요가 대두됐는데 광명시가 마련한 3가지 안건은 평생 단 한 번 주는 것인데 실효성이 있을 지 모르겠다"(40대 남성)

지난 26일 오후 2시 광명시 소하중학교에서 열린 '광명시민 평생학습장학급 지급 방안 공론장'에서 시민들의 지적은 날카로웠지만 광명시의 대응은 둔탁했다.

'평생학습 1호 도시' 광명시가 평생학습장학금 지급을 위해 부단히 애를 쓰고 있으나 올해 역시 예산 편성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박승원 시장이 예산 확보 여부를 떠나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해 시민을 앞세워 '보여주기식 행정'을 펼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특히 당일 공론장에서도 많은 시민들이 많은 문제들을 지적했음에도 불구, 당초 기대됐던 획기적인 방안이 채택되지 않고 광명시에서 마련한 3가지 방안 중 1개 방안을 선택하는 쪽으로, 마치 참석자들을 '소몰이'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공론장이 '요식행위' 아니냐는 지적이다.

광명시는 지난 26일 시민 80명을 대상으로 소하중학교에서 오후 2시부터 3시간 동안 '광명시민 평생학습장학금 지급 방안 공론장'을 개최해 최종적으로 만 25세 이상 시민에게 평생 1회 20만 원의 평생학습장학금을 주는 방안을 선택했다.

3개 안건에 대한 참석자 투표에서 세 번째 안건인 '만 25세 이상 시민에게 평생 생애주기(평생) 중 1회 20만 원 지급'이 선택된 뒤 지원 대상에 대한 다른 의견이 있어 '만 25세 이상', '만 35세 이상', '만 50세 이상'을 두고 재투표를 했지만 당초 안건대로 '만 25세 이상'으로 최종 선택됐다.

이번 결정대로 예산이 편성돼 사업이 추진된다면 만 25세 이상 시민 약 22만 명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앞으로 8년 동안 매년 60억 원씩 총 480억 원이 넘는 예산을 순차적으로 편성하게 된다.

이날 결정된 사안은 시정협치협의회를 통해 박승원 시장에게 권고된 뒤 ▲보건복지부와 협의 ▲관련 조례 제정 ▲예산 편성 등의 여러 절차를 거치게 된다.

하지만 '평생학습'이라는 취지에 발맞춰 매년 20만 원씩 지급되는 것도 아닌 평생 단 한 번 일회성으로 지급되는 것인데, 더욱 심각한 문제는 광명시 계획대로 사업이 진행되더라도 대상자 중 마지막에 혜택을 받는 시민은 8년 후인 2029년이라는 점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짜여진 삼지선다형 중에서 선택할 것 같으면 설문조사를 할 것이지, 왜 공론장을 마련했는 지 모르겠다"면서 “박승원 시장이 시민과 함께한다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쇼(show)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아울러 시민들이 자발적인 참여로 3시간 약속된 공론장임을 인지하고 왔음에도 시작 후 1시간도 채 되지 않은 시간에 공론장을 떠나는 참석자들이 여러 명 눈에 띄면서, 일부 참석자는 인원수를 맞추기 위해 '동원된 인원'이라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했다.

이에 대해 광명시 관계자는 "평생학습이라는 개념대로 매년 지급하면 좋지만 예산의 한계가 있다. 광명시평생학습장학금은 '평생 학습'에 관심이 없던 시민들이 장학금을 통해 눈을 떠서 이후에는 비록 본인 부담으로 해야하지만 평생 학습의 필요성을 느낄 수 있는 '마중물'이라는 개념으로 인식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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