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현장 바로 옆 빌라 주민들 담벼락 및 지반 균열 현상 공사 관계자들에 수차례 알려
결국 '설마, 설마' 무사안일 나태함 작업자 사망사고로 이어져, 광주 사고 후 일주일만에
3일 전 박승원 시장 재건축 현장 올스톱 후 안전시설, 안전수칙 세심한 재점검 강조 무색
경찰, 현장 책임자 및 감리자 대상 관리 소홀 책임 여부 가리기 위해 조사 진행 중

지난 16일 광명시 광명3동에서 다세대주택 신축공사 현장에서 무너진 담벼락에 깔린 작업자(55) 1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공사 현장과 바로 맞닿아 있는 건물의 담벼락과 땅이 심하게 갈라져 있다./유성열 기자
지난 16일 광명시 광명3동 다세대주택 신축공사 현장에서 무너진 담벼락에 깔린 작업자(55) 1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공사 현장과 바로 맞닿아 있는 건물의 담벼락과 땅이 심하게 갈라져 있다./유성열 기자

"5월 말부터 담벼락과 지반에서 균열현상이 발생했습니다. 공사 관계자들에게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많은 사람들이 수차례 얘기했는데 결국 사람이 죽는 사고가 발생해서 안타깝습니다. 사전에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전형적인 인재(人災)입니다"

지난 16일 광명시 광명3동 다세대주택 신축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담벼락 붕괴 근로자 사망사고에 대해 바로 옆 건물에 사는 주민 A(41)씨는 공사 관계자들의 안일함을 질타했다. (관련 기사 아래 링크)

현장 확인 결과 사고가 난 공사장과 바로 맞닿아 있는 빌라의 담벼락들은 당장 무너져도 이상할 것이 없을 정도로 곳곳에 균열현상이 발생해 있었고, 지반 역시 지진이 발생한 것처럼 쩍쩍 갈라져 있었다.

A씨는 "위험을 경고했을 때 신속하게 조치하든지 아니면 지지대라도 설치했다면 충분히 사고를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6일 광명시 광명3동에서 다세대주택 신축공사 현장에서 무너진 담벼락에 깔린 작업자(55) 1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무너져 내린 담벼락이 안타까움을 건네고 있다./유성열 기자
지난 16일 광명시 광명3동 다세대주택 신축공사 현장에서 무너진 담벼락에 깔린 작업자(55) 1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무너져 내린 담벼락이 안타까움을 건네고 있다./유성열 기자

결국 작업 중이던 근로자가 무너진 담벼락에 깔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해서야 작업이 멈췄다.

그 누군가는 '설마, 설마'라는 무사안일을 입버릇처럼 되내였고, 또 다른 누군가는 '설마가 사람잡는다'는 속담의 희생자가 되어야만 했다.

특히 일주일 전인 지난 9일 광주광역시에서 철거 중이던 건물이 도로를 덮쳐 버스에 타고 있던 승객 9명이 숨진 사고가 발생, 온국민이 충격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상황에서 이같은 일이 터지면서 광명시민들의 안타까움과 분노는 그 어느 때보다 큰 상황이다.

또 박승원 광명시장이 사흘 전 광주 사고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 광명시 곳곳에서 진행 중인 재개발 현장 해체 및 철거작업을 전면 중단하고 안전시설과 안전수칙 준수 등을 다시 한번 세심하게 점검해서 개선하겠다고 밝힌 지 얼마되지 않은 시점에서 이같은 사고가 발생하면서 박승원 시장의 발언이 의미를 잃고 말았다.

지난 16일 광명시 광명3동 다세대주택 신축공사 현장에서 무너진 담벼락에 깔린 작업자(55) 1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경기남부경찰청 소속 감식반이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유성열 기자
지난 16일 광명시 광명3동 다세대주택 신축공사 현장에서 무너진 담벼락에 깔린 작업자(55) 1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경기남부경찰청 소속 감식반이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유성열 기자

이번 사고는 지하 1층, 지상 6층짜리 다세대주택 및 오피스텔을 신축하는 공사현장으로, 지난달 11일 공사가 시작돼 오는 11월 4일까지 공사가 예정돼 있었다.

사고가 발생한 16일 당시 공사가 한창이던 건물은 지하 1층에 이어서 지상 1층을 올리기 위해 철근작업이 진행 중이었고, 뒷쪽으로 빌라와 맞닿아 있는 곳에서는 굴착기가 터파기작업을 진행 중이었다.

하지만 1m 가량의 깊이로 흙을 파낸 곳 위에는 균열이 심하게 발생한 담벼락이 술 취한 사람처럼 덜렁덜렁거렸고, 바로 그 밑에서 55세 근로자가 오전 10시 20분쯤 작업 중 갑자기 쓰러진 담벼락에 깔려 숨지고 말았다.

해당 신축공사 현장의 시공은 광명시 철산동에 소재한 ㈜M종합건설, 감리는 D건축사사무소가 맡고 있었는데 사고 위험성에 대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책임을 면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에 대해 광명경찰은 현장 책임자와 감리자 등을 대상으로 관리 소홀의 책임 여부를 가리기 위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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